배상명령신청제도 - 형사소송절차에서 민사소송까지 한방에!
안녕하세요
김동현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범죄 피해자들이 민사소송을 하지 않고 손쉽게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 '배상명령제도'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원래 우리나라의 소송절차는 크게 민사소송절차와 형사소송절차 및 행정소송절차 등으로 나뉘는데요. 이러한 소송절차는 각각 별개의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범죄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고소를 한 경우, 그러한 고소가 타당하다고 검사가 인정하면 이에 관하여 법원에 공소를 제기함으로써 형사소송절차로 이행되게 됩니다. 이러한 형사절차에서는 피해자가 아닌 '검사'가 '피고인'과 함께 당사자 지위를 가지며 소송절차를 주도하게 됩니다.
한편 위와 같은 형사소송절차는 '국가의 형벌권'을 실현하는 공적인 절차이므로, 피해자가 자신의 재산적, 정신적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민사소송절차를 진행해야합니다. 따라서 피해자는 가해자를 수사기관에 고소한 것과는 별도로 소장 등을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소를 제기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아마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라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이 꽤 많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바로 오늘 설명드릴 '배상명령제도'라는 것입니다. 이는 형사소송절차에서 가해자(피고인)에게 유죄판결을 하면서 가해자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직접적인 물적 피해, 치료비 손해 및 위자료의 배상을 명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법'이라고 합니다) 제25조]. 일종의 '원스탑 서비스(one stop service)'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배상명령제도는 기본적으로 형사소송절차에 편승하여 민사소송의 효과까지 얻어낼 수 있는 것인데요. 이 제도는 이러한 편의성 외에도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 배상명령제도의 장점
- 형사소송절차에서 민사소송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음
- 검사가 주도하는 형사소송절차에 편승할 수 있으므로 소송에 익숙치 않은 피해자들 부담이 경감됨
- 비용상의 이점(인지를 붙이지 않아도 되며, 소송비용을 부담할 자를 특별히 정하지 아니한 경우 국고 부담임)
- 법원의 허가를 얻어 배우자, 직계혈족 또는 형제자매에게 소송행위를 대리하게 할 수 있음
▶︎ 배상명령제도의 단점
- 피고사건에 관하여 유죄를 선고하는 경우에만 배상명령을 할 수 있음
-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거나, 형사소송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함이 상당하지 아니한 경우 배상명령을 할 수 없음(따라서 신청하더라도 위와 같은 이유로 신청이 각하될 수 있음)
- 신청을 각하하거나 그 일부를 인용한 경우 신청인에게 불복방법이 없음(이 경우 결국 민사소송절차에 의하여야 하므로 오히려 번거로울 수 있음)
- 소송기록열람, 피고인이나 증인에 대한 신문, 그 밖의 필요한 증거 제출과 같은 소송행위에 있어 재판장의 허가가 필요함(재판장이 허가를 하지 않은 것에 불복할 수 없으므로 주도적으로 소송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음)
그렇다면 이제부터 배상명령을 어떻게 신청할 수 있는지 본격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 형사사건은 다음과 같습니다(법 제25조).
[※ ① 그런데 검사가 아래와 같은 죄로 공소를 제기한 경우에는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 등에게 배상명령신청을 할 수 있음을 통지하게 되어 있으므로(법 제25조의 2), 실제로는 이와 같은 통지를 받아보신 후 배상신청을 하시면 될 것이며, ② 아래의 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합의된 손해배상액에 관하여는 그 배상을 명할 수 있습니다(법 제25조 제2항)]
▶︎ 배상명령신청 대상사건
- 상해죄(형법 제257조 제1항)
- 중상해죄(형법 제258조 제1항, 제2항)
- 상해치사(형법 제259조 제1항)
- 폭행치사상(형법 제262조, 존속폭행치사상의 죄는 제외)
- 과실치사상의 죄(형법 제26장)
- 강간과 추행의 죄(형법 제32장, 혼인빙자등에 의한 간음죄는 제외)
- 절도와 강도의 죄(형법 제38장)
- 사기와 공갈의 죄(형법 제39장)
- 횡령과 배임의 죄(형법 제40장)
- 손괴의 죄(형법 제42장)
한편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배상명령을 할 수 없습니다(법 제25조 제3항).
▶︎ 배상명령을 할 수 없는 경우
- 피해자의 성명ㆍ주소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
-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
-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 배상명령으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거나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위와 같은 사건에 관하여 피해자나 그 상속인은 제1심 또는 제2심 공판의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사건이 계속된 법원에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법 제25조,한편 위와 같은 신청이 없더라도 법원은 직권으로 배상을 명할 수도 있습니다). 단, 피해자가 피고사건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피해에 관하여 민사소송 등 다른절차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법원에 계속 중인 때에는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법 제26조 제7항).
이때 피해자나 그 상속인은 '신청서'와 '상대방 피고인 수만큼의 신청서 부본'을 제출하여야 하는데요(법 제26조 제2항). 그 신청서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적고 신청인 또는 대리인이 서명ㆍ날인 하셔야 하며(법 제26조 제3항), 신청서에는 필요한 증거서류를 첨부하실 수 있습니다(법 제26조 제4항). 한편 피해자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 경우에는 말로써 배상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법 제26조 제5항).
▶︎ 신청서에 기재해야할 내용
1. 피고사건의 번호, 사건명 및 사건이 계속된 법원
2. 신청인의 성명과 주소
3. 대리인이 신청할 때에는 그 대리인의 성명과 주소
4. 상대방 피고인의 성명과 주소
5. 배상의 대상과 그 내용
6. 배상 청구 금액
이와 같이 피해자나 그 상속인이 배상명령을 신청하게 되면 이는 민사소송에서의 소의 제기와 동일한 효력이 있게 되어(법 제26조 제8항)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등의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법원은 이에 따라 신청인에게 공판기일을 알려주게 되어 있고(법 제29조, 이때 신청인이 공판기일을 통지받고도 출석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신청인의 진술없이도 재판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신청인 및 그 대리인은 공판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소송기록을 열람할 수 있으며, 공판기일에 피고인이나 증인을 신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밖에 필요한 증거를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법 제30조 제1항). 다만 재판장이 이를 허가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이에 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다는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법 제30조 제2항)
이러한 배상명령을 신청받은 법원은 심리 후 가해자(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라는 심증을 얻어 유죄판결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와 동시에 배상명령을 하게 되며(법 제31조 제1항), 이에 따라 확정된 배상명령 또는 가집행선고가 있는 배상명령이 기재된 유죄판결서의 정본은 강제집행에 관하여 민사판결 정본과 동일한 효력을 가집니다(법 제34조 제1항). 따라서 이러한 배상명령이 기재된 유죄판결서로써 가해자의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유죄판결에 대한 상소가 제기된 경우에는 배상명령은 피고사건과 함께 상소심으로 이심되게 되고(법 제33조 제1항), 상소심에서 원심의 유죄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사건에 관하여 무죄, 면소, 또는 공소기각의 재판을 할 때에는 원심의 배상명령을 취소하게 되며(법 제33조 제2항), 상소심이 원심판결을 유지하는 경우에도 원심의 배상명령을 취소하거나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법 제33조 제4항).
이러한 배상명령신청은 배상명령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언제든지 취하할 수 있으며(법 제26조 제6항), 한편 배상명령에 기판력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인용된 금액의 범위를 넘는 부분에 관하여는 여전히 별소를 제기할 수 있고(법 제34조 제2항), 청구에 대한 이의의 주장에 관하여는 그 이의의 이유가 변론이 종결 전에 생긴 것이라도 상관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법 제34조 제4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