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롭고 소소한 이야기/이런저런 이야기

스트레스는 수용성(水溶性)

김동현 변호사 2023. 10. 25. 16:07

  "스트레스는 수용성(水溶性), 즉 물에 녹는 성질이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독일 태생의 이름 모를 생물학자에 의한 것이다"라는 것은 내가 지어낸 순 거짓말이지만,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수영장 물에 몸을 담글 때마다 스트레스가 사르르 풀리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같은 이유로 오늘도 수영장 물에 몸을 담그고 행복하게 물살을 헤쳐나간다.

 

  이렇게 좋아하는 마음으로 수영을 계속하다보면, 어느 순간 수영을 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수영을 잘한다는게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다. 수영강사가 돈을 버는 이유다. 물속에 들어가기 전에는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싶은 동작이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쉽사리 되지 않아 난감하기 일쑤다. 더욱이 물속에서 어렵사리 취한 동작이 제대로 된 동작인지도 스스로 확신하기 어렵다. 자신이 수영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수영장을 가든 수영장은 항상 제멋대로 수영하는 사람들로 장관을 이룬다(안타깝지만, 나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점에서 수영은 어느 정도 인생과도 닮아 있다. 좀 더 인생을 잘 살아보고 싶지만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다. 자기개발서 작가가 돈을 버는 이유다. 머리로 이렇게 하면 되겠다 싶었던 것들이 실제로 해보면 쉽사리 되지 않아 난감하기 일쑤다. 내가 취한 행동이 제대로 된 행동인지도 스스로 확신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세상도 항상 제멋대로 살아가는 사람들로 장관을 이룬다(역시나 안타깝지만, 나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수영이든 인생이든 쉽지 않다고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비록 선수는 될 수 없을지라도, 비록 성인군자는 될 수 없을지라도 적어도 어제보다는 나은 나를 목표로 물살을(또는 인생이라는 물살을)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조금이나마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