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롭고 소소한 이야기/이런저런 이야기

법이 문학과 예술을 만났을 때

김동현 변호사 2012. 7. 2. 17:27

안녕하세요

김동현 변호사입니다.

 

예전 어떤 판사님의 글에서 ‘판사들이 자신의 판결이 논리적이라는데에만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며 걱정하시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 그 글을 보았을 때는 그게 무슨 문제인가 라고 생각했었으나 곰곰이 생각하면 할수록 그 말씀에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사실 학교 울타리 안에서는 합리성, 논리성이 강조되어 왔고 저 또한 그러한 것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에 와서 논리라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는 기반이 너무나도 불안정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논리란 쉽게 말하자면 '전제'로 '결론'을 뒷받침하는 과정(이를 '논증'이라고 합니다)에 쓰이는 원칙 같은 것인데, 사실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슬러 올라가보면 결국 최초의 전제의 참∙거짓여부는 인간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사방을 벽으로 둘러쳤으나 천장이 뻥 뚫려있는 격인 것이지요.

 

지난 글(소크라테스는 죽는가에 관한 법학적 고찰)에서 언급한 바 있는 '모든 사람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라는 삼단논법도 사실 '모든 사람은 죽는다'라는 대전제의 '참, 거짓'문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대전제'가 거짓으로 판명난다면 사실 논리는 무의미해집니다. 이처럼 무엇이 옳은 것인가라는 가치판단과 관련하여서 논리는 그 한계에 봉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논리만으로 진리(또는 실체진실)에 도달 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러한 일종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믿음, 가치관, 세계관 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곳에서야 말로 상상력이 필요한 것이고, 그러한 상상력은 문학 및 예술을 통해서 길러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하여 법이 문학과 예술을 만났을 때!

그곳에서야 말로 우리 시대가 원하는 법이 제정될 수 있고, 또 우리시대가 원하는 판결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